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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극일 : 22년11월5일 토요일 오후
배우의 힘을 가슴과 뇌속에 꽉 채우고 들어가는 흐뭇한 저녁시간이다.
극단 민예50년의 저력! 머리 쭈뼛한 벅찬 감동!
최근 조금은 허전한 몇편 작품을 깨끗이 쓸어 간 통쾌한 관극였다.
졸업! 더스틴 호프만과 싸이먼가펑클의 음악이 잔잔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을 날!
성균관 은행나무의 노오란 자태에 푸른 하늘 마저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주말 오후
30여년을 같이한 한의사 상범과 아침드라마 노년배우 인애는 서로 원망 많은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오직 자신만의 행복을 위한 선택으로 결혼을 마치려 한다.
남편이 원하는 낙시터 야영과 아내가 원하는 출연 드라마 시청 서로 작은 것을 원하지만 모두의 결혼이 그러하듯 당연히 있어야 하고 소중함을 잊듯이 그저 무던함과 불만과 상대의 이해와 사랑만 원할 뿐 내가 먼저 행하고 품어 보지는 못한다.
그 둘에게는 지금의 결혼생활과는 비교 안되는 설레는 새 사랑이 찾아 오고 새로운 두 연인은 또한 오래전 전라도 영광 어느 촌구석의 풋사랑였으니..
어째튼 아이러니한 운명의 교차 스와핑 아닌 스와핑이 펼쳐지는 중 서로에게 질투도 축하도 좌충우돌이다.
마지막 졸혼 여행과 드라마 대사연습 동참 새로운 연인 두커플의 물고 물리는 질투와 꽁냥꽁냥..
큰딸아이의 이혼선언과 상범의 분가, 발전적 해체를 통한 결혼 생활의 졸업에 남편 상범은 아내에게 결혼생활의 진정한 마침, 미움 없는 축복으로 졸업장을 수여한다.
아울러 두 새로운 인연들의 축복과 사랑의 시작!
배우님들의 엄청난 연기 내공 딕션의 정확함과 무대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동선 전개 탁월했다.
좁은 공간의 무대에 접이식 장치로 변화 무쌍한 배경 전환도 탁월했고, 그 오래전 청춘, 결혼전 연애 당시 클럽에서 프레디 머큐리, 레미말렉을 넘어서는 인범의 노래 장면듬 완벽한 노장의 귀환였다.
졸업이라는게 학교생활, 모든 삶의 단계에 대한 완성과 마침, 축하, 회한, 아쉬움등 많은 서운함을 남기는 순간이라기 보다는 여기에서는 새로운 출발과 축하의 대상이란 외침을 한다.
물론 결혼의 마침이란게 그간 이뤄온 가정생활에 대한 파국과 부정적 마무리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30여년을 서로를 가정을 위해 자기를 양보하고 각자 희생한 자신을 위한 행복한 선택과 남은 인생에 하고 싶은 새로운 사랑을 위한 축복의 출발이라는 기회로 말하고 싶다.
이별에 대한 아쉬움 보다 뭐든 집착에 대한 움켜쥠의 고통에서 스스로를 해방하고 풀어 헤치는 자유의 축복에 많은 공감을 표한다.
관객 다수가 60을 훌쩍 넘긴 선배분들였는데,
관극후 서로 농을 지껄이신다.
우리도 함 졸혼할까? 낄낄대시다가 바로 뒤에 서 계시는 마나님들 눈치 보시더니 후다닥 꼬리 내리신다~~
모처럼 찾은 봉사활동 나누미 모임서 김장김치 두통을 썰어 통에 담그는 일을 했는데 손톱 끝 김치 양념 골고루 스며든 불그스런 양념향 작열하고 반촌 끄트머리 성균관 대성전 은해잎은 푸른 하늘에 더욱 노랑 희망을 뿜어 내는 어느 멋진 가을날였다~~










